마지막 책장을 덮고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이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자기 계발서를 찾아 헤메 이 책을 읽은 저로서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대게 시중에 파는 자기 계발서는 문제가 발생하고 그 문제를 저자가 극복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나오는데 이 책은 문제에 대해서만 어필합니다.
"결국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건데!!"
라는 제 질문에 저자는 끝내 답하지 않았습니다.'즉, 나 역시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음을 먼저 인정하겠다는 뜻이다.'라는 에필로그의 한 문장은 아마 독자로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뒤이어 이해도 갑니다. 이 어려운 문제에 해답을 같이 고민하자는 저자의 의도는 이 세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매일 나의 집중력의 한계를 맛보며 나를 탓하기 바빴는데,
"도둑맞은 집중력"은 그게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줍니다. 자기 면책이 생겼다고 기뻐하기에 책이 전하는 내용은 다소 무겁습니다.
그동안 같은 고민을 해왔고, 같은 갈등을 겪은 사람으로서 이 책의 소장가치를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저자는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의 집중력이 왜 "도둑"맞은 것인지 논리적으로 비평합니다.
1장. 너무 빠른 속도, 너무 잦은 멀티태스킹
2장. 몰입의 손상
3장. 잠들지 못하는 사회
4장. 소설의 수난 시대
5장. 딴생각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말해주는 것
6장. 우리를 추적하고 조종하는 테크 기업들
7장. 산만함에 불을 지피다
8장. 작고 얄팍한 해결책 ('문제는 네 안에 있어'라는 말이 틀린 이유)
9장. 근본적인 해결책을 처음으로 목격하다
10장. 스트레스와 만성적인 각성 상태
11장. 우리 사회의 논리에 정면으로 도전한 장소들
12장. 값싸고 형편없는 식단
13장. 잘못된 ADHD진단
14장.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감금된 아이들
우리는 계속해서 발전되는 사회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간의 물리적 적응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는 모르겠으나, 바뀌어가는 테크 기술을 따라가기엔 한없이 느리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부분은 스마트폰의 발명 그리고 그 안에 무수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일상의 변화입니다.
예전에 버스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어플이 생겼을 때 삶의 질이 굉장히 높아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나에게 가져다준 이로움과 어플을 이용하면서 윤택해진 내 삶에 만족도가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10년이 채 되기도 전에 저는 스마트폰에 신물이 납니다.
떼어낼 수 없는 정도가 아니라 나의 분신처럼 매 순간 옆에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스마트폰에 지쳐버리고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이 부분을 꼬집습니다.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환경은 개인의 노력으로 피할 수 없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알지만 무시합니다.
어쩌면 우리도 이미 알고 있지만 크게 중요시하지 않아 그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일다 보면 "윤리의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경제적 이익'에 반하는 윤리의식의 기준은 없지만,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 사회에 위기가 왔다고 말입니다. 우리의 집중력은 도난당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끝내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운 것은,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사회의 위기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루었다는 점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읽으면서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몰입의 즐거움
몰입은 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를 뜻한다.
저자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지만
책을 읽은 독자는 완전하진 않지만 이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고 어느 정도 자신만의 방법을 강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에 한계를 인정해 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책을 읽은 보람이 없을 테니까요.
저는 책을 읽고 "스마트폰"이 나에게 "해로운"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발전되는 기술과 그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 왜이리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해로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괴로웠던 나의 지난 날은 이제 안녕!
그것을 쓰는 방식에서 문제를 찾고, 스마트폰의 체계에 대해서 이해하기로 하였습니다.
사회 전반이 아니라 나 자신은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싸움
단순히 한두가지의 방법으로 "해결"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진 않지만, 분명한 것은 여전히 나는 "몰입"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몰입에 빠지려면
1) 정의된 목표를 선택하고 (한 번에 하나)
2) 자신에게 의미있는 일이어야 하며
3) 한계에 가깝지만 능력에는 벗어나지 않는 일이어야 합니다.
저는 인스타그램에서 내가 받은 하트의 개수에 행복함보다 몰입의 순간에서 오는 짜릿함, 만족감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충족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자제력을 키우려 노력할 순 있지만
화면 반대편에서 우리의 자제력을 꺽으려고 노력하는 천 여명의 엔지니어가 있습니다.
책을 덮으며 저자의 의견에 무한한 격려와 지지를 보내지만,
마냥 격려와 지지로 나의 삶이 바뀌진 않으니
그 와중에 작은 개인은 개인만의 방법으로 집중력을 도난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p.s 역시 구글타이머는 신의 한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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