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데이비드 이글먼
-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 출판일
- 2022.12.22
데이비드 이글먼의 책이라 기대하고 펼쳤습니다.
제 수준에서는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는 책이었고, 역시나 밀리의 서재(전자책)의 한계를 느꼈습니다. 역시 책은 종이책으로 봐야 잘 읽히는 것 같아요. 전자책은 화면이 작은 모바일로 보고 시간이 된다면 태블릿이나 컴퓨터를 활용하는데 난이도가 있는 책은 집중이 잘 되지 않더라고요.
구매하고 싶은 책 list에 넣어두었습니다.
많이 신선했던 책입니다. 그동안 뇌과학 책을 읽으면 알고리즘 때문인지, 우리의 뇌는 이러하니까 이렇게 해라! 라는 류의 책을 많이 봤는데 이 책은 순수하게 "뇌"에 대한 책입니다. 사실적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저자의 생각을 감안한 미래를 이야기하기도 하지요. 어쨋든 자기계발도서와는 거리가 있는 뇌과학책입니다.
도시와 마찬가지로 뇌에도 종점이 없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뇌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기도 하였고,
반대로 나의 자아는 뇌에 지배당했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이 회백질 뇌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우리를 지배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를 증명합니다.
흔한 사례로는 눈을 가리고 시각을 사용하지 않으면 청각이 발달하는데 시각피질도 청각피질처럼 변신하여 용도전환이 되는 것입니다. 4~60분만에 뇌에서 변화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는데 그 말을 100%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뇌 관련 책들을 보면 해마는 기억을 담당하는 곳이고 편도체는 위험을 감지하는 곳이라며 설명이 있는데, 저자는 뇌에서 역할을 경계하듯 나누는 것은 나중에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뇌의 가능성은 더 무궁무진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풀지 못한 수수께끼가 많습니다. 인간은 왜 꿈을 꾸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미궁의 이야기가 나올 때 저자는 자신의 추론을 펼치는데 꿈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지구라는 행성은 자전으로 12시간씩 시각 시스템을 어둠 속에 던져버립니다. 지금이야 전기가 있어 진정한 어둠을 모르고 살지만, 자연 환경과 견주어 보면 신체(뇌)가 변화하는 속도가 늦어 구시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흔히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시각피질은 하루의 절반은 어둠 속에 갇혀 있으니 꿈을 꾸면서 자는 동안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생존하기 위해서요. 뇌는 더 많이 쓰는 부분은 확장하고 덜 쓰는 부분은 축소하니까요.
우리는 램수면에 빠질 때 꿈을 꾸는 데 뇌간의 뇌교라는 곳에 있는 특정 뉴런들에 의해 촉발된다고 합니다.
꿈을 꾸면서 시각피질로 무언가를 보지만 몸은 움직일 수 없습니다. 실제로 꿈을 꾸는 동안 근육은 마비되지만 스파이크 파동이 후두 피질까지 전달됩니다. 즉, 저자에 추론은 인간이 꿈을 꾸는 이유는 시각피질이 점령당하지 않기 위해 어둠 속에서의 활동이라고 말합니다. 반면에 꿈을 꾸는 동안 해마나 전전두엽 피질을 덜 활발히 활동합니다. 우리가 꿈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입니다.
자면서 램수면을 하며 꿈을 꾸는 것은 뇌를 많이 쓰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꿈을 꾸지 않게 되는 것도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시나리오를 하나로 묶어주는 큰 워닉은 '중요성'이다. 우리 뇌는 우리가 시간을 쏟는 일이 보상이나 목표와 관련되어 있기만 한다면, 그 일에 맞춰 스스로를 조정한다.
사람들은 같은 일을 하지만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모두 비슷한 행동을 하지만 각자의 뇌는 이걸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른 결과를 만들어내죠. 모두 열심히 공부하지만 성적을 제각각이잖아요?
단순히 반복적인 행동만으로는 임무를 수행하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중요한지 "중요성"이 뇌에 새겨져야 하는데 바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조절물질이 필요합니다. 아세틸콜린은 특정한 때, 특정한 위치에서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 물질을 방출하는 뉴런은 보상과 처벌의 영향을 모두 받고요.
아세틸콜린이 없으면 1만 시간의 연습은 시간 낭비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한국식 주입식 교육의 폐해를 생각할 수 있었는데요. 신경조절물질은 학생의 흥미, 호기심과 상관과계가 있습니다. 탈무드식으로 질문하며 공부를 하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콜린성 뉴런에서 아세틸콜린이 활성화 되는 것이죠.
회로 재편은 평생 동안 계속 이루어진다. 우리가 새로운 생각을 해내고, 새로운 정보를 축적하고, 사람과 사건을기억하기 때문이다. 유연성이 떨어지기는 해도 로마의 발전은 계속된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유연성이 떨어집니다. 9장의 제목은 '나이든 개에게 새로운 재주를 가르치기가 더 어려운 이유'입니다. 제목만 들어도 대충 짐작이 가죠.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입장이라, 내가 "늙는 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과거보다 수명은 길어지는데 소프트웨어가 발달하는 만큼 하드웨어가 따라가주지 못하면 어쩌냐는 생각과
어쩌면 소프트웨어도 이미 늙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듭니다.
뇌과학 육아책을 보면 우리의 뇌는 20대에 마치 모든 것이 세팅 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실제로 나이를 먹으면 뇌 가소성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저자는 생후배선이 젊은이들만의 특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알츠하이머병이 뇌를 잔뜩 헤집어 놓았지만 실제로는 인지력 저하가 되지 않은 사례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리적으로 퇴화했지만 기능은 저하되지 않는 것이죠. 뇌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나이가 들어도 뇌는 충분히 그 역할을 해줍니다.
새로운 것을 흡수하는 동안 뇌는 굉장히 유연해집니다. 유연하게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지요. 그러다가 차츰 익숙해지면 우리는 더 잘 '활용'하게 됩니다. 굳어지거나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되는 것이죠.
저자는 스펀지처럼 모든 것을 쭉쭉 빨아들이는 유연한 시기를 거쳐 우리가 구축한 것들을 합쳐 심오해지기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세상에 흡수하는 사람만 있다면 나라가 잘 유지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에요.
이 책은 다양한 각도에서 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몰랐던 사실들이 대부분이라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고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고 느낀 부분들도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확실하지 않지만 읽어내는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었어요.
하지만 너무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뇌를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아 약간 무섭기도 했지만, 어려운 분야를 대중에게 꺼내어 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저자를 필력을 높게 사고 싶습니다. 다른 책들을 더 읽고 내공을 쌓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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