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김신지
-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 출판일
- 2020.04.10
열심히 사는 것만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으니까.
김신지 작가님의 많은 에세이 중에서 두 번째 읽은 에세이입니다.
저자의 글을 읽을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그 문체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특별할 건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작가를 찾아보려니 또 찾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특별한 거겠죠.
평일도 인생이니까 책을 읽고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사실이 있습니다.
긴 여행인 내 삶에 대한 태도입니다.
내 삶은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자꾸만 무언가로 채우고 계획을 세우고 이루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가 곧 나의 가치를 입증해 주는 것 같고 나를 나타내는 산물이 되는 것 같았죠.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타인"의 시선으로 본다면 말이에요.
타인이 나를 볼 때에는 무형의 것을 볼 순 없겠죠. 나를 처음 만난 사람이라면 나의 과정을 보지 못하고 결과로 나를 짐작하겠죠. 저 역시도 타인을 볼 때 그러합니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을 사는 것
그렇게 살다보니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바라보며 그 뒤에 있는 내가 초라해질 때도 있고
구겨진 내 삶이 부끄러울 때도 있습니다.
이제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의 시선으로 내 삶을 바라보려고 노력할 겁니다.
평생 남의 여행과 내 여행을 견주며 비교우위에 있고자 하였고, 우열감을 느끼며 만족하고 불만족하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인데 앞으로 절대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남의 여행을 곁눈질하는 대신 나의 여행을 살겠다는 생각입니다.
내가 원해서 남의 여행에 좋은 걸 베낄 수도 있고,
남의 여행에서 탐나는 것이 있어 탐내다 가랑이가 찢어질 수도 있겠죠.
그것들은 모두 내가 선택한 나의 삶이고 그 중심에는 남이 아닌 내가 있을 것입니다.
목적지에만 진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가는 과정에 의미를 두며
"사는 것"이 별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평범한 아침도 특별한 게 없습니다. 이런 하루가 모여 제 인생이 된다는 것을 머리로 알았는데 가슴으로도 조금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참 별 것도 없는데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은 마음이에요. 어쩌면 질리고 질리게 들었던 인생철학이었을 텐데 말이죠.
생각해 보면 그동안 특별한 이벤트를 얼마나 그려내고 만들어내며 기다리며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그런 이벤트가 매일 있을 수는 없겠죠. 그 나머지는 이벤트가 없는 아무 날도 아닌 날들로 채워집니다.
특별한 날 때문에 특별하지 않은 날이 아무 날도 아니게 되어 버리면 이게 바로 주객전도가 아닐까요.
정보가 넘쳐 흐르고
생각도 넘쳐 흐르고
해야 할 일도 많아지면서
그 안에서 점점 "나"를 잃기도 합니다.
분명 나를 위해 시작한 일인데 내가 없이 끝나버립니다.
이제 그런 시간들을 줄여나가고자 합니다.
특별하진 않더라도 "나"로 가득 채우는 일상들과
가끔은 특별한 일상들로 채우되
하루의 등급을 나누지 않고
행복하자는 생각으로 가득 채우며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책읽는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종빈, 생각의 배신> 제발 내 생각을 멈춰줘. 메타자각! (0) | 2025.05.09 |
---|---|
데이비드 이글먼 뇌과학 베스트셀러 :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Livewired 추천 (3) | 2025.05.03 |
EBS 북스, 처음 사 본 고전 (강신주의 장자수업) (1) | 2025.04.29 |
글쓰기의 시작 글감 소재 찾기 <쓸 게 없다뇨, 이렇게 많은데 -김신지> (0) | 2025.04.23 |
육아책리뷰 가정 독서동아리 만들기 <문해력 뛰어난 아이는 이렇게 읽습니다, 이윤정> (2) | 2025.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