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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시간

글쓰기의 시작 글감 소재 찾기 <쓸 게 없다뇨, 이렇게 많은데 -김신지>

by 강한엄마23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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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쓰기 시작한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정말 "글"을 쓰고 있는지 물음표가 들 때가 많았습니다. 대부분의 글들은 무언가를 하고 난 후에 쓸 수 있었거든요. 예를 들면, 어디를 다녀온 후에 남기는 글이나 어떤 것에 대한 후기글들이죠.

그래서 항상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고 집에서 쉰 날에는 글을 쓸 게 없었으니까요.

 

그러면서 항상 글감 찾기에 나섰습니다. 

그러다 지쳐 결국에는 무언가를 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요. 

참 아이러니하죠.

 

무언가를 못한 날에는 '아, 오늘은 뭘쓰지.' 라는 말을 혼자 달고 살았어요. 

 

책을 읽고 책리뷰를 남기는 이 공간은 매일 채울 순 없습니다.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어낼 순 없으니까요. 간혹 엄청난 다독가 블로거를 보곤 하는데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 나머지 공간을 무어로 매꿀까 늘 고민하면서 작가를 꿈꿉니다. 

이 책은 작가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글을 쓰는 모든 초보자들을 위한 책입니다. 밀리의 서재를 구경하다가 평이 좋아 펼친 이 책은 제게도 김신지 작가님의 팬이 되게 만들었습니다.

 

읽으면서 몸이 편안해졌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어쩌면 저는 글감옥이란 곳에 갇혀있었던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을 써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압박이 항상 저를 누르고 있었거든요.

 

저자는 책을 읽는 것도 너무 좋지만 꼭 글을 쓰라고 조언합니다. 제 블로그에 이미 마련되어 있는 글감 서랍에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이번주에는 한 편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평범한 에세이에 많은 위로와 공감을 받습니다.

그런데 뻔한 에세이는 싫어합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평범한 건 결국 뻔한데 말이죠. 저도 에세이를 읽다보면 늘 그랬습니다. 너무 뻔해서 내려 놓는 책들이 있고, 별로 읽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죠.

 

저자는 진솔한 글은 다른 게 아니라 글속에서 '구체적인 한 사람'이 보이는 글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글쓴이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변하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인물/말이 있는지 드러나지 않으면 글의 매력이 급격히 떨어진다고요.

 

생각해보면 온라인이라도, 나를 알지 못한다며 나를 드러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는 글을 쓰면서도 내가 너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늘 걱정했던 것 같습니다. 나를 마주하지 않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는 것은 어렵겠죠.

 

비록 날 것의 내가 아닌 조금 가공된 나일지라도 나를 드러내는 것에 머뭇거림이 없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어떤 글이든 누군가에게 읽히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위해 나를 편하게 드러내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낯선 자리에서 자기소개를 해야 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여기 모인 사람들 앞에서 나의 무엇을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나 막막한 순간, 주최자가 좋아하는 것 세 가지로 나를 소개해볼까요 운을 떼면 사람들은 쉬이 입을 엽니다. .... 듣는 사람 입장에선 어디 살고 무슨 일은 한다는 소개를 들을 때보다 눈앞의 사람이 구체적인 존재로 다가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아주 다양하게 글감찾는 방법을 말해줍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찾는지를요.

인상깊었던 하루 한 장면쓰기는 관찰하는 힘, 묘사하는 힘, 발견하는 힘을 길러줍니다. 나의 평범한 하루에서, 나의 평범한 지인들에게서 작지만 큰 공감을 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애호 목록과 불호 목록을 만들어두는 것도 나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좋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감을 찾지 못할 때 저자는 책장으로 간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문장 사이사이 산책하다보면 나도 글이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해요. 

가끔은 글감을 빌려쓰기도 한다는데, 다른 사람의 글의 구성을 나의 소재로 채운다거나 다른 사람이 쓴 소재로 나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먼저 좋아하는 글들을 읽는 과정을 저는 '예열의 독서'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책을 읽는 순간에는 세상 모든 것들이 글감이 되는 것 같아요. 막상 글을 쓰려고 키보드에 손을 올릴 때에도 그럴까요. 조금 궁금하네요. 

 

저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글을 한두개 정도는 쓸 수 있겠죠. 

 

그것도 그렇지만 글을 쓰는 동안 막연한 것들은 선명해집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어요. 남을 위한 글쓰기가 될수도 있지만 그 전에 나를 위한 글쓰기를 하며 나를 채워가고 싶네요. 

 

 

좋아하는 것을 닮아간다는 건 기분 좋은 성장 중에 하나입니다. 

 

 

 

다음 에세이도 김신지작가님의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에세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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