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읽는 시간

성해나 첫 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 밀리의서재

by 강한엄마콩 2025. 8. 8.
728x90
반응형

 

 

 

 

 

 

혼모노로 유명한 성해나 작가.

 

밀리의 서재에서는 아직 성해나 작가의 책이 많지 않아 그 중에 있는 두고 온 여름을 펼쳤습니다.

배우 박정민의 추천사 때문에 혼모노에 강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두고 온 여름도 꽤나 기대를 하며 펼친 책입니다.

 

 

얼마만에 읽어낸 소설인지 가물가물 할 정도로 오랜만에 만나는 소설.

예전에는 소설만 편독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시절이 무색할 만큼 이런 "간질"거리는 서술 파고드는 묘사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두고 온 여름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장편이지만, 짧게 읽을 수 있는 그런 소설입니다.

읽는 동안 가슴이 먹먹하고 팔자 눈썹이 된 것은 어쩌면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일상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하와 재하의 이야기.

책은 기하의 시점에서 그리고 재하의 시점에서 번갈아가며 서술됩니다. 

 

 

 

 

그때는 정말이지 그녀의 공평한 애정에 질식할 것 같았다. 선물 포장지를 풀어보지도 않고 나는 그녀에게 조용히 쏘아붙였다.

 

 

 

재혼, 이혼, 사별 등 흔한 단어이고 자주 쓰곤 하지만,

돌아보면 그렇게 흔하지도 않은 것들입니다. 그 단어를 가진 이들은 남들과는 조금 다르게 살기도 하고 다른 감정을 가지기도 하니까요.

 

그들의 이야기는 조금 어두운 편입니다. 어떠한 기준으로 독자인 제가 "어둡"다고 표현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두 형제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는 마음은

그들이 아래에 있고 위로 올라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어둠을 보면서

나의 빛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나의 어둠이 어둠이 아닌게 되고,

나의 빛은 더 밝아집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우월감으로 위로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편에서 왔다가 저편으로 홀연히 사라지는 것들

 

 

 

세상에는 너무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개중에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만 홀연히 사라지는 것들이 있죠.

 

분명 지키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소중했던 것 같기도 한데

 

어느새 내 안에 없어진 것들.

 

소중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도 되는 것 같은데

 

나에게 남아있는 것들도 있고요.

 

어떠한 기준으로 내가 잡고 놓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상황이든 감정이든 사람이든 말입니다. 

 

 

책을 덮고 재하의 어머니가 많이 그리웠습니다. 

과거의 기억이 그녀의 마지막을 밝게 비춰주었을까요. 과거의 빛으로 마지막까지 사셨을까요. 

어떠한 마음이었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부디 지금은 이마에 주름이 없기를,

평온하기를

조금 더 욕심 내어서 살짝 미소 짓고 있기를 바랍니다. 

 

 


 

책의 끝자락에는 김유나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있습니다. 제목은 '넉넉히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입니다.

인상깊은 구절이 있어 남겨봅니다.

 

 

성해나는 기하와 재하가 '두고 온 여름'의 시절을 어둡게 되짚거나 무턱대고 낙관적이길 바라지 않는다. 사는 게 다 그렇듯 힘든 순간도 있겠지만 계속 슬프진 말기를, 서로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언정 각자 건강히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는 사람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