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데이비드 이글먼
-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 출판일
- 2024.11.22
책의 내용이 방대하여 리뷰를 두 편으로 나누어 작성합니다.
저자는 뇌 안에 여러 파벌이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 "나는 왜 이렇게 모순 덩어리일까?"라는 질문의 답입니다.
뇌 안의 여러 파벌은 항상 대화를 주고받으며, 우리 행동이라는 단 하나의 출력 채널을 차지하려고 경쟁한다. 그 결과 우리는 자신과 언쟁하기, 자신을 욕하기, 자신을 구워삶기 같은 기묘한 재주를 부릴 수 있다. 현대 컴퓨터는 절대 부릴 수 없는 재주다.
우리 내면에는 여러 가지 모습을 한 내가 있는 셈입니다.
뇌 안의 라이벌 관계는 훨씬 더 많고 훨씬 더 미묘하다고 말합니다. 편의상 우리가 뇌의 영역과 역할을 나누지만 실제로는 서로 영역이 겹쳐 같은 과제를 담당하는 소형 하위 시스템이 가득합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도 일상적인 일을 기억하는 곳과 트라우마처럼 무거운 상황을 기억하는 곳은 뇌 안에서 다릅니다. 일상 기억은 뇌의 해마라는 영역에서 굳어지는데 반해 트라우마는 편도체라는 영역의 별도 독립적인 기억 트랙에 기억을 저장한다고 합니다. 편도체 기억은 해마 기억과 조금 달라서 때로 플래시처럼 번뜩 떠오르고 지우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생물이 단 하나의 해결책에 의존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입니다. 생물학적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내고 혁신이 이어집니다.
뇌가 새로운 신경회로를 만들어도 이를 보고받을 수석 프로그래머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무작위적 변이가 계속 일어나면서 어떤 사건은 뜻밖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결됩니다. 뇌 기능의 유일한 해법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살아있을 때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지만, 부검에서 알츠하이머병 때문에 신경이 마구 망가진 것이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알고 보니 그들은 나이를 먹은 뒤에도 활발히 일을 계속하거나 십자말풀이를 열심히 하는 등 뉴런을 계속 활동시켜 뇌를 자극한 사람들이었다. 정신적으로 계속 활발히 활동한 결과, 신경실미학자들이 인지예비능이라고 부른는 현상이 생겨난 것이다.
뇌는 병을 막는 능력도 있는 것입니다. 한 부분이 퇴행되어도 다른 부분이 그걸 막을 수 있고 어쩌면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뇌의 일부가 사라지면 그 부위와 똑같은 기능을 지닌 저변 구조가 드러난다고 합니다. 다만 성능은 조금 떨어지겠지만요.)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느낀 것은 현재 우리는 우리의 뇌를 반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뇌 연구는 활발하게 이루어진지 얼마되지 않았고 사람이 이를 활용하는 것도 미지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의 6장의 제목은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틀린 질문인 이유"입니다. 이 파트에서는 우리 생활에서의 범죄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가 범죄자를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건에 대해서 뇌과학 관련하여 충분히 질문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행동을 참는다기 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범죄에 대해 죄를 평가할 때, 교정가능하면 처벌하고 교정이 가능하지 않으면 처벌이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이를 테면 몽유병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무죄로 판명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끊임없이 실패합니다. 하지만 통제할 수 없다고 해서 충동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저자는 전두엽 신경회로 강화 훈련을 이야기합니다. 사전에 조절이 필요한 뇌 영역에 대한 신경회로를 강화하면 효과를 목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뇌에는 1억개의 뉴런이 있고 그 모든 뉴런을 통제하는 것 혹은 우리가 알고 행동하는 것은 (지금은)불가능합니다.
사람의 기질을 미리 정하는 타고난 유전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서 모두 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들은 환경과 만나 더 활발해지기도 하고 변하기도 합니다. (유전자에 따른 확률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결국 충동을 행하는 것은 천성이기도 하지만 환경이기도 한 것입니다.
저자는 뇌의 요소만으로는 결코 뇌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뇌는 산꼭대기일 뿐 산 전체가 아닙니다.
인간의 뇌는 유연합니다. 뇌가 새로운 기능을 만들기도 하고, 대신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 무궁무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평소 생활을 하면서 내가 뇌를 조절하고 나의 뇌를 이용해 무언가를 한다는 '의식'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것들은 나의 뇌(생각)를 거치지 않고 반사적으로, 습관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행동합니다.
뇌의 다른 부분이 결정한 일을 자유의지로 덮어쓰거나 통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자유롭게 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행동을 하든 하지 않는 '자유'가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뇌는 끊임없는 노력 & 훈련으로 의식을 무의식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처음에 걸을 때에는 한 발을 떼고 다른 발을 다시 땅에 짚는 모든 과정에 온 집중을 다하지만 익숙해지면 우리는 걷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것처럼 뇌는 회로판을 변경해서 주어진 과제에 맞는 새로운 회로를 만듭니다.
수많은 회로들을 만들면서 뇌는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의식이 닿지 않는 곳에) 영역의 뇌 부위들이 각 과제를 담당합니다. 회로에 각인되면서 뇌는 에너지를 아끼게 되는 것입니다. 의식에서 무의식으로 가면 우리가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늘 하던데로 하지 않고 다르게 하면 삐걱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책을 덮으며 책의 제목이 비로서 이해가 갔습니다. incognito, 무의식.
현재로서 자유의지의 존재를 확실하게 설득해주는 주장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유의지 이전에 우리의 무의식은 결국 의식이 만드는 것이라는 겁니다. 이를 지금의 나에게 적용해보려니 나의 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도 조금 감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난이도는 많이 높겠지만요.
읽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저자의 또다른 책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뇌과학 책은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정신의 이해는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의 패턴을 해독하는 데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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